■ 스토리텔링을 통해 속담을 배우는 ‘이야기 속담 그림책’ 시리즈
속담은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짧은 글입니다. 교훈이 담긴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 없이 글만 봐서는 속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속담의 속뜻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쥐 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가 무슨 뜻이에요?”라는 질문에, ‘힘든 일이 계속되어도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속담의 뜻을 알려 주기보다는 속담이 녹아든 흥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속담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야기 속담 그림책’ 시리즈는 유쾌하고 따뜻한 속담 속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고, 속담을 넘어선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뻔해 보이는 속담 이야기가 무궁무진 상상의 날개를 타고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이야기 속담 그림책 6번째 이야기 속에는 불운한 막내 생쥐가 등장합니다. 막내 생쥐는 형 생쥐와 함께 살면서 형들이 어렵게 구해온 먹이를 쉽게 얻어먹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먹이를 구하는 방법도 익히지 못했고, 바깥세상이 어떤지도 알지 못했어요.
그런데 형들과 따로 헤어져 혼자 살게 되자, 어려운 일이 곧바로 닥쳤습니다. 바로 참을 수 없는 배고픔이지요. 막내 생쥐가 쥐구멍 구석구석을 뒤져보았지만 남아있는 먹이라곤 말라빠진 고구마 반 토막뿐이었습니다.
막내 생쥐는 바깥세상이 무섭지만, 조심조심 구멍 밖으로 나가봅니다. 그러나 바깥세상은 녹록치 않습니다. 맛있는 음식 냄새를 쫓아 달리다, 그만 하수구 물에 빠지기도 하고, 기껏 발견한 생선을 고양이에게 빼앗기기도 합니다.
막내 생쥐는 그만 절망에 빠지고 맙니다. 원래도 어두웠던 쥐구멍이 더 어두컴컴해진 것 같지요.
막내 생쥐처럼 불행한 일이 계속 연달아 일어나면 사람들은 보통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게 됩니다. “나는 운이 없어.” “노력해도 안 돼.”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그러나 막내 생쥐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쥐구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형 생쥐들이 먹을 것을 찾아다닐 때 혼자 게으름을 피웠던 지난날을 반성했지요. 그리고 더욱더 열심히 먹이를 찾아다니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결국 막내 생쥐는 커다란 햇콩이 든 자루를 발견하고, 기쁨의 춤을 춥니다. 노란 햇콩이 가득 쌓인 쥐구멍은 꼭 햇볕이 든 것처럼 밝고 따뜻합니다.
만일 막내 생쥐가 포기했다면 콩자루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난 아무리 해도 먹이를 찾을 수 없어.” 하고 좌절했다면, 쥐구멍 안은 더욱더 어두컴컴해졌을 것입니다.
작가는 아무리 힘든 일이 계속되어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이 책을 통해 전해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속담이 주는 교훈이기도 하지요.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속담의 뜻을 쉽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삶에서 아주 중요한 교훈 또한 배우게 될 것입니다.
■ 재치있는 글과 생동감 넘치는 그림
오랫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써온 작가는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라는 흔한 속담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생쥐의 심정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위트있게 표현했지요. 생쥐가 노력 끝에 노란 햇콩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는 입가에 미소가 배시시 짓게 됩니다. 노란 햇콩이 가득 쌓인 쥐구멍의 모습이 꼭 어두컴컴한 쥐구멍에 밝은 햇볕이 든 것 같다는 비유는 참신하기까지 합니다.
그림 작가는 등장인물의 풍부한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책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그림 작가는 막내 생쥐의 감정을 충실하게 따라갔어요. 그림만 봐도 막내 생쥐의 감정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어두운 쥐구멍에서 눈물을 짓고 있던 막내 생쥐가 노란 햇콩을 발견하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광경에서 어린 독자들은 제 일인 양 기뻐할 지도 모릅니다.
■ 줄거리
어느 집 벽에 어두컴컴한 쥐구멍이 있어요. 쥐구멍 속에는 막내 생쥐가 혼자 살고 있어요. 그동안 형 생쥐들이 구해온 먹이를 얻어먹고 살았던 막내 생쥐는 조심스레 쥐구멍 밖으로 나가보지요.
쥐구멍 밖은 쉽지가 않아요. 더러운 하수구에 빠져 두더지에게 놀림을 당하고, 맛있는 생선을 발견해 먹으려다가 고양이를 만나 혼비백산합니다.
막내 생쥐의 배고픔은 점점 심해지고, 쥐구멍 속은 더 어두워진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막내 생쥐는 과연 맛있는 먹이를 구할 수 있을까요? 재미있는 속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이상교
서울에서 태어나 강화에서 성장했습니다. 1973년 소년 잡지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었고 197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부문 입선했으며 1977년 조선일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 입선 및 당선되었습니다. 세종아동문학상과 한국출판문화상, 박홍근아동문학상, 어너리스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화집『처음 받은 상장』『좁쌀영감 오병수』등이 있으며 동시집으로는
『예쁘다고 말해 줘』『소리가 들리는 동시집』등이 있고, 그림책으로 『잠 온다』
『도깨비와 범벅장수』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이현희
경희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고 일러스트 스토리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밝고 따뜻한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합니다.
그린 책으로는『눈물 찍 콧물 찍 호랑이』『씨름도깨비의 추석』『선녀와 나무꾼』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