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을 훔쳐 간 도둑은 누구일까?
긴 겨울이 지난 어느 봄날, 동물 농장에 아침이 밝았습니다. 소, 돼지, 닭, 구렁이, 누렁개 등 동물 농장 식구들이 모두 일어나 아침을 맞이합니다. 숲속 마을의 오소리도 찾아와 겨울 동안의 숲속 마을 소식을 전해 줍니다. 며칠 뒤에 암탉이 알을 낳고 농장 식구 모두 암탉을 축하해 줍니다. 오소리도 축하하러 왔지만, 동물 농장을 지키는 누렁개는 알을 보호한다며 오소리를 쫓아 버립니다.
봄빛이 완연해진 어느 날 동물 농장 식구들은 봄나들이를 나갑니다. 암탉은 알이 걱정되었지만, 알을 잘 지켜 주겠다고 하는 누렁개를 믿고 봄나들이를 갑니다. 하지만 봄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온 농장에는 암탉의 알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러자 누렁개는 평소에 의심스러운 행동을 자주 했던 오소리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오소리가 범인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알둥지 주변에 오소리의 발자국은 없고 누군가 기어간 자국만 있습니다. 결국 알을 훔쳐 간 범인은 구렁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알을 낳지 못하게 된 구렁이가 알을 품고 싶은 마음에 알을 가져갔던 거지요. 이렇게 해서 오소리는 누명을 벗고 동물 농장에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누렁개가 오소리를 다그칠 때 한 말처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은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원인이 있다’라는 뜻입니다. 오소리가 그럴 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의심한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어떤 일의 원인을 찾을 때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자칫 경솔하게 판단하면 오소리가 의심을 받은 것처럼 괜히 잘못도 없는 사람을 의심할 수도 있으니까요.
■ 흥미로운 이야기로 속담을 배우는 ‘이야기 속담 그림책’ 시리즈
속담은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짧은 글입니다.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글만 봐서는 그 의미를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속담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바로 속담에 딱 어울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은 아궁이에 불을 땠기 때문에 연기가 나는 것처럼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원인이 있다’는 뜻이라고 단순하게 그 의미를 알려 주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보다는 속담이 녹아든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서 속담의 숨은 의미를 알려 주고, 쉽고 자연스럽게 그 뜻을 알게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이야기 속담 그림책’ 시리즈는 유쾌하고 따뜻한 속담 속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기존의 속담을 넘어선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뻔해 보이는 속담 이야기가 이 시리즈를 통해, 무궁무진한 상상의 날개를 타고 새롭게 탄생합니다.
■작가 소개
글 김해등
옛이야기에 푹 빠져 살면서 아이들에게 소곤소곤 우렁우렁 옛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동화 속으로 데리고 갈 때 가장 신이 납니다. 지은 책으로 《도도한 씨의 도도한 책빵》, 《용을 키우는 아빠》, 《고약한 씨네 고약한 똥책》, 《연습학교》, 《산만이의 오늘의 날씨》 등이 있습니다.
그림 이가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다양한 그림책과 자녀 교육서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글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읽어 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아프리카 스키 선수》, 《다섯 가지 맛이 궁금해!》, 《세상과의 첫 약속책》 등이 있습니다.